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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지막장이다. 매주 한장씩 읽고 올리려고 했으나, 24년을 넘겨야 할까? 라는 생각으로 토요일 나머지 장을 다 읽었다. 일본에 대한 부분이 마지막이라는 부분이라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읽다보면 왠지 우리가 일본을 잘 키워준거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한다.
일본에서는 일본인이 기원전 2만 년보다 훨씬 이전에 일본에 들어온 고대 빙하기 사람들로부터 서서히 진화한 것이라는 이론이 가장 일반적이다. 중앙아시아를 떠돌던 기마 민족이 한국을 경유해 기원후 4세기에 일본을 정복했다는 이론도 일본에서는 폭넓게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일본인은 한국인과 뿌리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한다).
한편 많은 서구 고고학자와 한국인이 지지하는 이론은 일본인이 기원전 4세기경 쌀농사와 함께 한국에서 이주한 사람들의 후손이라는 것이다(이는 일본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이론이다).
끝으로, 위의 세 이론에서 언급한 종족들이 뒤섞여서 현재의 일본인이 되었다는 견해가 있다.
현대 일본인의 조상은 조몬인일까, 야요이인일까, 아니면 둘의 혼혈인일까? 일본 인구는 야요이 시대에 놀랍게도 70배나 증가했는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이런 의문을 둘러싸고 일본에서는 지금도 열띤 논쟁이 벌어진다.
첫 번째 이론은 수렵·채집을 하던 조몬인이 점차 현대 일본인으로 진화했다는 가정이다. 조몬인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마을을 이루고 정주해 살았기 때문에 농업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야요이 시대로 넘어갈 때 한국으로부터 추위에 강한 볍씨와 논농사 방법을 받아들인 조몬 사회는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인구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한국인 유전자가 일본인 유전자에 미친 달갑지 않은 영향을 최소화하기 때문에, 또 일본인을 적어도 지난 1만 2,000년 동안 변하지 않은 민족으로 규정하기 때문에 적잖은 일본인에게 환영받고 있다.
두 번째 이론은 앞의 이론을 좋아하는 일본인에게는 환영받지 못하는 것으로, 야요이 시대에 한국인이 대거 이주해 한국식 농사법과 문화 및 유전자를 일본에 심었다고 주장한다. 규슈는 한국보다 따뜻한 데다 습지가 많아 쌀농사를 짓기에 유리하다. 한국 농경민에게는 천국처럼 보였을 것이다. 한 추정치에 따르면 야요이 시대에 수백만 명의 이주자가 한국에서 일본으로 들어왔고, 그리하여 한국 유전자가 조몬인에게 강력하게 침투했다.
마지막 이론은 한국으로부터 이주가 이뤄졌다는 증거는 인정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 대신 농업 생산성이 무척 높아 소수의 이주자가 조몬 수렵·채집민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식을 낳고, 결국에는 수적으로도 앞서게 되었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예컨대 5,000명의 한국인이 규슈에 이주했고, 쌀농사 덕분에 많은 아이를 낳아 매년 1퍼센트의 비율로 인구가 증가했다고 가정해보자. 1퍼센트는 수렵·채집사회에서는 꽤 높은 수치이지만, 농경민에게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실제로 케냐는 현재 인구가 매년 4.5퍼센트씩 증가한다). 따라서 700년 후에는 5,000명의 이주자가 500만 명의 후손을 남겼을 테고, 그들이 결국 조몬인을 삼켜버렸을 것이다. 결국 두 번째 이론처럼 이 이론도 현대 일본인이 약간 변형된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대규모 이주까지 필요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이론이 중립적이면서도 마음에 든다.
이런 결론은 한국과 일본이 서로 감정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둘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적으로 그들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을 이유는 충분히 있다. 아랍인과 유대인처럼, 한국인과 일본인은 피로 맺어졌지만 역사에서 비롯된 반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관계이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나 중동에서나 반목은 양쪽 모두에게 손해일 뿐이다. 일본인과 한국인 모두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그들은 인격 형성기를 함께한 쌍둥이 형제와 같다. 양국이 과거의 유대 관계를 회복하느냐에 따라 동아시아의 정치적 미래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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