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OOK/책읽고쓰다

[책읽기] 총균쇠 - 19장 어떻게 아프리카는 흑인의 땅이 되었을까?

by KANG Stroy 2024. 12. 28.
728x90
728x90

 

아프리카의 다섯 인종, 그리고 지리적 요건. 

아프리카의 다섯 인종 중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흑인과 백인의 특징은 미국인과 유럽인이라면 잘 알고 있을 것이므로 굳이 외모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1400년경에도 흑인은 아프리카에서 가장 넓은 면적, 즉 사하라사막 남부와 그 이남의 대부분 지역을 차지했다

 

코이산족과 피그미족이 농경을 시작하지 못한 이유는 그들이 농경민이 되기에 부족했기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우연하게도 아프리카 남부의 야생식물이 작물화하기에 부적합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반투족과 백인 농경민은 수천 년의 농경 경험을 물려받은 후손이었지만, 아프리카 남부에 자생하던 식물을 식량용 작물로 개발해내지 못했다.

아프리카에서 가축화한 동물종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작물화한 식물보다 훨씬 빨리 요약할 수 있다. 아프리카에서 가축화한 게 확실한 동물은 칠면조처럼 생긴 뿔닭guinea fowl이 유일하다. 뿔닭의 야생 조상이 지금도 아프리카에만 서식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인이 유럽을 식민지로 만들지 못하고, 유럽인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점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아프리카는 수백만 년 동안 인류 진화의 유일한 요람이었고, 해부학적인 현생인류 호모사피엔스의 탄생지였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그 반대가 아니었던 게 오히려 놀랍다. 아프리카는 훨씬 앞서 출발했다는 이점 이외에 기후와 서식 환경도 무척 다양하다는 이점이 있었다. 게다가 인종 다양성에서도 세계 최고였다. 1만 년 전에 지구를 방문한 외계인이라면, 유럽이 사하라 이남에 세워진 어떤 아프리카 제국의 속국이 될 거라고 예측했을 것이다.

첫째, 가축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그러나 9장에서 살펴보았듯 야생동물은 가축화되려면 유순하고 사람에게 순종적이어야 한다. 또 값싸게 사육할 수 있고, 질병에 면역력을 지니고, 갇힌 상태에서도 빠르게 성장해 번식할 수 있어야 한다. 유라시아의 소, 양, 염소, 말, 돼지는 세계에서 이런 모든 기준을 통과한 극소수 대형 야생동물종이었다. 한편 아프리카에 있던 그와 비슷한 동물, 예컨대 아프리카물소, 얼룩말, 멧돼지, 코뿔소, 하마는 당시에도 그랬지만 지금까지도 가축화하지 못했다.

둘째, 식물의 경우도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유라시아 사이에는 동물의 경우와 비슷하지만 덜 극단적인 차이가 있었다.
작물화와 가축화에 관한 한 유라시아가 아프리카보다 먼저 출발했고, 품종도 다양했던 게 분명하다. 셋째 요인은 면적이다. 아프리카의 면적은 유라시아의 절반에 불과하다. 게다가 기원전 1000년 전에 농경민과 목축민이 살았던 사하라 이남과 적도 위쪽은 전체 아프리카 면적의 3분의 1을 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아프리카의 전체 인구는 7억 명을 넘지 않아 40억 명에 가까운 유라시아 인구에 비하면 턱없이 적다.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더 넓은 땅과 더 많은 인구는 경쟁하는 사회가 더 많고, 발명 가능성도 더 높다는 뜻이다. 따라서 발전 속도도 더 빠를 수밖에 없다.

홍적세 이후의 발전 속도에서 아프리카가 유라시아보다 느릴 수밖에 없었던
마지막 요인은 두 대륙의 중심축이 다르다는 것이다. 남북아메리카가 그렇듯 아프리카의 중심축은 남북 방향인 반면, 유라시아의 중심축은 동서 방향이다(그림 10.1 참조). 남북 축을 따라 이동하려면 기후와 서식 환경, 강수량, 낮의 길이, 작물과 가축의 질병 등이 매우 다른 지역을 지나야 한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경우에는 어떤 지역에서 작물화 및 가축화된 식물과 동물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려면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반면 유라시아에서는 작물과 가축이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까지 어렵지 않게 이동했다. 거리가 많이 떨어졌더라도 위도는 같아 기후와 낮의 길이가 비슷했기 때문이다.

 

요약하면, 백인 인종차별주의자들이 추정하듯 유럽인과 아프리카인 사이에 큰 차이가 있어 유럽이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정복할 수 있었던 게 아니다. 지리적 우연과 생물지리학적 우연이 겹친 결과였다. 특히 면적과 중심축 및 일련의 야생 동식물종에서 두 대륙이 확연히 달랐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두 대륙이 밟은 서로 다른 역사적 궤적은 궁극적으로 ‘부동산’의 차이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