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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읽고쓰다

[책읽기] 내 이름은 루시 바턴

by KANG Stroy 2024.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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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루시 바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 정연희 문학동네

"My Name is Lucy Barton" 영어 공부를 시작하면 자기 소개를 한다. 내 이름은 누구 입니다.

이 책은 엄마의 삶, 그리고 딸의 삶이 녹아 있다. 결국 엄마는 사라지고, 자신의 딸들은 떠나 간다. 남는 것은 루시 바턴 자신만 남게 된다.

 

책은 잔잔한 호수 같은 느낌이 든다. 뭐 이런 소설이 있지? 하지만 어느덧 루시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맹장 수술로 입원한 루시, 남편은 심사가 틀어 졌는지 오지 않는다. 딸들은 아는 사람들에게 맞겨져 있다. 아이들이 방문 했을 때 꼬찔 꼬질 한 모습을 본다. 곧 루시의 엄마가 병원에 도착한다. 

"엄마 잠을 좀 자요" 라는 말에 엄마는 잠을 거의 자지 않는다. 아픈 딸 때문인지? 아니면 원래 그랬는지? 일주일간 엄마와 딸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다. 오랬동안 보지 않았기에 서먹 서먹한 분위가 느껴진다. 

병원이라는 공간의 루시에는 누울수 있는 2평이 끝이다. 의사의 방문에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이야기 한다. 시간에 맞추어서 간호사와 의사가 나타난다. 돌팔이 의사 같이 심각한 표정으로 이런 저런 검사를 진행한다. 심각한 표정으로 시작한 검사는 결국 별일 아닌 일이 된다. 엄마는 일주일간의 병원 생활을 하고 떠나 간다. 

엄마와 아빠는 어느덧 죽음을 맞이 한다. 루시는 이혼을 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린다. 아이들은 성장하여 떠나 간다. 

아빠는 대기실에 있었다. 아빠가 내 눈물을 보더니 빠르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아빠 옆에 앉아 엄마가 했던 말을 조그맣게 속삭였다. 엄마가 나더러 떠나달라고 했다고. "장례식은 언제가 될까요?" 내가 물었다. "오, 제발 말해주세요. 언제가 될지 말해주세요. 아빠, 곧바로 돌아올게요."
아빠는 장례식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이해했다. 이해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올 사람들이 있을텐데요. "내가 말했다. "엄마한테 바느질 일을 맡긴 사람들도 있었고, 올 사람들이 있을 거에요." 
아빠는 고개를 젓기만 했다. 장례식은 없을 거라고, 아빠가 말했따. 
정말로 엄마의 장례식은 없었다. 
이듬해 아빠가 폐렴으로 돌아가셨을 때도 장례식은 없었다. 

 

누군가 죽었다. 아니 부모가 돌아 가셨다. 하지만 장례식은 없었다. 장례식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죽은 사람을 위한 장례식은 없다. 산 사람을 위한 장례식만 있을 것이다. 병실에 누워 있는 엄마는 루시에게 병실을 떠나 가라고 이야기 한다. 엄마는 왜? 루시에게 가라고 했을까요? 

자신의 죽음을 루시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한 것 일까요? 혼자 살아 가는 것을 마지막까지 알려 주는 것일까요? 무심한 엄마 같지만, 병원에서의 일주일간 있어준 엄마는 무심한 엄마는 아니였을 겁니다. 병원이라는 공간은 죽음과 더 가까운 공간이기 때문일 겁니다. 병원으로 설정한 이유는 죽음과 삶의 경계가 아닐까요? 

의사는 루시에게 곧 퇴원 합니다. 라고 말을 하고, 엄마는 곧 나을 거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엄마가 입원 했을 때는 나가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일겁니다. 

나는 요즘 혼자 집에 있을 때, 자주는 아니지만 이따금 조용히 소리 내어 말해본다. "엄마!" 그게 뭔지 나는 모른다. -내가 내 엄마를 부르는 것인지. 아니면 그날 두번째 비행기가 두번째 빌딩을* 들이받는 것을 본 베카가 나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있는 것인지. 내 생각엔 둘 다인 것 같다. 
하지만 이건 내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이건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몰라의 이야기이자 내 대학 룸메이트의 이야기이고, 어쩌면 프리티 나이슬리 걸즈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엄마, 엄마!
하지만 이 이야기는 내 것이다. 이 이야기만큼은. 그리고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이다. (216 page) 

*911 사태

 

책에서는 엄마, 엄마!는 다른 폰트로 적혀 있었다. 엄마를 그리고 하고 엄마를 찾는거 같지만, 결국 남겨진 딸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쳐야 한다는 것이 아닐까? 루시의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떠났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식들을 키운 엄마의 이야기를 말이다. 루시는 오빠와 언니와 전화를 하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결국 그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나의 이야기를 써 내려 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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