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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읽고쓰다

[책읽기] 인생의 역사 - 시를 말하다

by KANG Stroy 2023.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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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   인생의 역사
  저      자   신형철
  출 판 사   난다

 

평론가 신형철의 신작(2022년 책표지)이다. 신형철이 누구인지 몰랐다. 지금은 아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제 아주 조금 1% 정도 아는 정도가 된거 같다. 2022년을 마감하는 독서 모임에서 나온 책이다. 각자 올해 읽은 책을 추천하였다. 우리 모임 말고도 시를 읽는 모임을 하신다는 분의 추천 책이였다. 책도 많이 읽고 책 설명도 잘 하시는 분이라서 꼭 읽고 싶었다. 이 책이 시와 관련된 책인지는 책 표지와 첫 장을 열고 알았다. 

 

책을 읽으면서 순간 순간 움찔 움찔 하는 느낌을 받는다. '시'가 이렇게 읽히는구나! '시' 속에 담겨진 이야기가 이런 거구나? 시를 읽을 때 한줄 한줄이 글자로만 보였는데, 해석을 보면서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니 책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시' 속에 숨은 내용이 무엇일까? 이 한줄에 그렇게 많은 의미가 있었어? 시인을 다시 보게 한다. 나의 고정 관념은 짧은 글 쓰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 책을 보면서 앞으로 시를 계속 좋아 할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시'를 어떻게 해석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들기 때문이다. 

 

책의 시를 읽으면서 전율을 느꼈다. 그중 동시 같은 제목의 " 아이스크림의 황제" 는 나의 상상을 확 불살라 버린다. 아이스크림의 황제는 아이들을 모아 놓고, 남자는 아이스크림을 만들면서 힘 자랑 하는 모습이 떠 오른다. 어쩌면 이런 상상을 하게 만드는 것도 시인의 마음일까? 잘 못 생각했지? 나는 그 생각이 아니데? 그래도 계속 보다 보면 나의 생각과 맞는 곳이 있겠지. 시를 읽고 어떻게 상상하느냐는 나의 몫이다. 어릴 적 먹던 아이스크림이 생각난다. 더운날 먹는 달콤한 아이스크림 크림을 먹을까? 아니면 머리가 깨지는 얼음 알갱이가 들어간 것을 먹을까? 더위를 잠깐이나마 잊으려고 아이스크림을 찾는다. 

142) 아이스크림의 황제

윌리스 스티븐스

큰 시가 마는 사람을 불러
근육질인 사람으로, 그리고 휘젓게 해
부엌의 컵 속 색정적인 응유를 말이야.
처자들은 늘 입던 옷 그대로
꾸물거리게 내버려둬, 소년들에게는
꽃을 지난달 신문에 말아서 가져오라고하고.
있는 것이 보이는 것의 피날레가 되도록 해.
유일한 황제는 아이스크림의 황제니까. 

유리 손잡이가 세개 빠진
전나무 경대에서 꺼내, 그 시트 말이야
한때 그녀가공작비둘기 수놓았던 그것을 펼쳐서
그녀의 얼굴을 덮도록 해.
딱딱한 발이 삐져나온다면 그건
그녀가 얼마나 싸늘하고 또 묵묵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램프의 빛줄기를 잘 고정시켜놓도록.
유일한 황제는 아이스크림의 황제니까.

이 시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왜 소년은 꽂을 사러 갔을까? 근율질 남자는 고작 아이스크림을 만들기 위해서 근육을 키웠을까? 

< 딱딱한 발이 삐져나온다면 그건 / 그녀가 얼마나 싸늘하고 또 묵묵한지를 보여주는 것이지. > 

왠? 아이스크림을 이야기 하면서 호러 같은 단어들이 나올까? 이 아이스크림 이름은 호러 아이스크림 일까? 정서가 빈약한 나의 마음은 이상한 생각을 한다. 이과를 나와서 그런가? 이해 할 수 없는 단어들이 떠돈다. 흰 바탕에 검정 글씨들 알수 없는 단어의 조합들,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걸까? 

 

해석을 보니 죽음이 숨어 있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해석 된 부분을 보고 다시 돌아와서 읽었습니다. 그리고 왔다 갔다.

'유일한 황제'가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 죽음과 황제가 만들어주는 아이스크림 ~~??? 죽음이 달콤 할까? 

 

 

 

을 

 

다.

1연부터 어리둥절하기는 하다. 왜 “시가 여송연"이고 "아이스크림"이며 "근육질"인가? '주석'이 필요한 대목에서 '해석'을 시도 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우리의 '상상력'이 아니라 전문가가 알려주는 '사실'이다.

145) 이 시는 미국 최남단 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서 치러진 가난한 여성의 장례식을 배경으로 한다. 키웨스트는 더운 지역이라 장례식 때 아이스크림을 대접했고, 1920년대는 냉장고가 나오기 전이어서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 그 자리에서 먹는 것이 관례였다. (……)

여성의 장례식을 배경을 한 시,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직접 만들어 접대 하는 관례가 있었다. 장례식장의 달콤한 아이스크림 그리고 씁슬한 죽음이 교차 되는 모습이 당황스러웠습니다. 슬픔은 달콤한가? 죽음이 달콤한가? 눈물이 나지만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맛이 있는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슬퍼 할 수 없을거 같습니다. 

그 옆에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주는 근육질 남자의 모습이 부자연스럽기는 합니다. 달콤, 근육질 남자, 꽃을 사러간 소년 

키웨스트는 여송연(담배의 일종/시가) 생산지로 유명하며 지금도 최고의 여송연은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말아 만든다. 아이스크림을 휘저어 만드는 일은 상당한 힘을 요구해서 근육질의 남자가 맡아 하곤 했다. (손혜숙) 위 주석 그대로 1연은 아이스크림 만드는 장면을 그린 것이다. 모든 구절이 그 작업을 총괄 지시하는 사람의 명령으로 이루어져 있다. '큰 시가를 마는 근육질의 남자를 불러서 응유curds, 응고된 우유를 젓게 하라.' 시인은 응유에 생경하게도 “색정적인concupiscent"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서 이 제조 공정이 분만하는 에로틱한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게 했다. 프로이트라면 이 응유를 삶ㅡ충동에로스이 물질화된 것이라 했을지도 모르겠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니까 여자들은 쉬어도 좋다는 것과 재빠른 소년들은 행사에 필요한 꽃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지시하는 내용이 뒤를 잇는다. 문제는 그 다음 두 구절이다.


있는 것이 보이는 것의 피날레가 되도록 해Let be be finale of 숱한 해석을 낳은 구절이다. B가 A의 피날레가 된다는 것은 A가 결국 B로 귀결된다는 뜻이다." 모든 "보이는 것seen”은 결국 "있는 것"으로 남게 된다는 것.
어떤 '있는' 것이 다양하게 (146) 자신을 꾸미고 바꾸어 특정한 방식으로 '보이게' 하며 만들어가는 것이 일생이다. 한 생애를 통해 다양하게 존재했던 '보임'이 아주단순하고 투명한 '있음'으로 축소되는 순간이란 언제인가. 바로 장례식이다. 그러므로 이 구절은 1차적으로는 (2연에 시신으로 등장하는 '그녀'의 장례식을 차질 없이 준비하라는 뜻이면서, 더 깊게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저 "피날레"의 준엄함을 잊지 말라는 명령이기도하다.

청소년기에 사랑에 대한 시를 종이에 적었습니다. 순수성이 폭발해서 일까요? 지금은 이전과 다르게 편지를 쓰지 않을거 같내요. 바로 바로 날아가는 문자와 카카오톡 메세지, 정성스럽게 좋아 하는 이성에게 편지를 쓰면서 알듯 말듯 나의 마음을 '시'에 녹여 보려는 노력을 합니다. 

 

지금은 찌들대로 찌들어 버린 마음이 '시'를 접하기에는 부족한가 봅니다. [인생의 역사]를 보면서 작은 전율과 시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짜릿하면서도 느낌이 좋은 그런 책입니다. 시 와 그리고 인생에 대한 부분을 두루 두루 이야기 한 책으로 잠깐 어린시절의 시를 생각하면서 책을 보길 권합니다. 찌릿 찌릿~~ 가슴속 시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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