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 목 | 매핑 도스토옙스키 |
저 자 | 석영 |
출 판 사 | 열린책들 |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 이게 다 뭐야? 이름은 들어봤는데 고전은 좀 그래? 그러면 이 책을 먼저 읽어 보길 바랍니다. ^^ 읽고 싶은 마음이 들거 같내요.
이 책을 지금 읽었다는 점에 안타까움이 있다. 이유는 러시아에 가고 싶어도 가는것이 힘들거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이 유럽에 도스토옙스키가 머문곳이 있다고 하니 다행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에서 오랜 세월 학생들에게 도스토옙스키 가르쳐 왔다. 안식년을 통해서 저자의 발자취를 따라서 여행을 했다.
책의 페이지수가 440페이지가 되어서 고민을 하시는 분이 있을거 같내요. 페이지에 속지 마세요. 최소 두장에 한장은 사진이 실려 있습니다. 글 1천자 보다 사진 한장이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보셔도 됩니다. 책을 읽기전에 사진만 보셔도 도스토옙스키를 만나고 싶어 질 겁니다. <가난한 사람들><죄와 벌>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의 제목은 보았을 겁니다. 아직 읽어 보지 못했고, 시도해 보지 못한 책들이죠.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3권으로 나뉘어 있으니, 부담이 생기지 않을 수 없겠내요. "맵핑 도스토옙스키"를 읽고 싶은 용기와 마음이 생길 겁니다.
"매핑 도스토옙스키"는 저자의 삶을 따라가 움직입니다. 책의 표지에 화살표가 있는 이유는 도스토옙스키를 찾아 떠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부분이라고 봐야겠내요. 정치범이 되어서 감옥으로 가고, 황제의 협박같은 가짜 처형식으로 죽음의 앞까지 갔다 오는 일도 생기게 됩니다.
99) 9월 30일부터 11월 16일까지 군법회의가 열렸고 마침내 형이 확정되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시베리아 유형지에서 4년간의 징역과 사병복무 형을 언도받았다. 그다음으로 러시아 역사의 부끄러운 한 페이지를 장식한 가짜 처형식이 이어졌다. 황제는 괘씸한 젊은이들에게 법적인 형벌 이외에 따끔한 <선물>을 하나 더 주고 싶다는 엉뚱한 생각을 품게 되었다. 일단 죄수들에게 사형을 선고해서 잔뜩 겁을 준 다음 마지막 순간에 감형시켜 주어 황제의 전권과 자비에 감동하도록 만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었다.
12월 22일, 사형 선고를 받은 정치범들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 세묘놉스키 연병장의 형장으로 이송되었다. 도스토옙스키는 두 번째 줄에 세워진 세 명의 사형수 중 하나였다. 사형수들을 향해 총을 겨눈 사격부대가 방아쇠를 당기기 직전, 일촉즉발의 순간에 갑자기 형 집행 정지가 선포되었다. 황제의 시종무관이 전속력으로 달려와 사면 소식을 알리며 진짜 선고문을 낭독했다.
도스토옙스키의 묘한 매력이 있었는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습니다. 연인을 위해서 배려를 받기도 하고, 좋은 환경에서 책을 볼수도 있도록하며, 글 쓰기도 합니다. 죄인은 책과 쓰기가 안된다고 하내요.
첫 부인과의 이야기 안나(두번째 부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간질이 있었다고 합니다. 간질로 인해서 첫 부인은 그를 이상하게 생각하고 거리감을 둔것으로 보이내요. 그러나 안나(두번째 부인)은 그의 그런 모습과 도박으로 인해서 처참한 모습에도 그를 끌어 주게 됩니다. 두번째 부인으로 인해서 삶이 안정화 되는 모습이 보이내요.
도박과 관련되어서 그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있습니다.
도스토옙스키는 1863년 8월 9일 파리로 수슬로바를 만나러 가는 길에 독일 비스바덴 카지노에 들렀다. 비스바덴은 유럽 상류층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천 휴양 도시 중 하나였다. 온천장에 성인병을 치료하러 온 귀족들은 남아도는 시간을 도박장에서 보냈다. 도스토옙스키도 <잠깐 머리를 식힐 겸〉 룰렛 테이블을 기웃거렸다. 그러다가 단박에 1만 프랑이 넘는 돈을 땄다.
그때 돈을 잃었더라면, 그의 운명은 분명 달라졌을 것이다. 거액의 현찰을 거머쥔 그 순간부터 1871년 4월까지 그는 만 8년 동안을 비스바덴, 바덴바덴, 홈부르크의 도박판을 전전하며 강박적으로 도박에 매달렸다. 모든 것을, 심지어 외투와 아내의 패물까지 전당포에 잡히고 굶기를 밥 먹듯 하면서 인생 역전을 꿈꿨다.
저녁 6시 30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 다시 열차를 타고 비스바덴에 도착해 중앙역 근처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 날 쿠어하우스 카지노를 방문해 카운터 직원에게 도스토옙스키 흉상에 대해 물었더니 건물 바깥쪽 공원을 가리킨다. 그러면서 건물 안에는 대문호의 도박을 기념(?)하는 <도스토옙스키 홀>이 있다며 직접 안내해 준다. 카지노와 대문호의 결합이 재미있는지 사뭇 히죽거린다. 기념 홀은 평소에는 비워 두고 특별한 행사 때만 사용한단다. 도박장 내부는 천정이 높고 벽면마다 장방형의 거울이 붙어 있어 분위기가 몽환적이다. 아직 시간이 일러서 사람은 많지 않다. 안색이 백지장 같고 배가 많이 나온 몇몇 도박사들이 19세기 소설책에서 빠져나온 유령처럼 무표정하게 룰렛 판을 응시하고 있다.
얼마나 도박을 했으면 유명 카지노에 흉상과 <기념 홀까지 남기게 되었을까. 두 번째 부인의 회고를 들어 보자. <그는 창백한 얼굴에 간신히 몸을 가눌 정도로 녹초가 되어 도박장에서 돌아왔다. 그러고는 내게 돈을 달라고 애원했다. 다시 나갔다가 30분 만에 더욱더 낙망한 모습으로 돈을 가지러 돌아왔다. 이런 일은 우리가 가진 돈을 다 잃을 때 까지 계속되었다. 룰렛을 하러 갈 돈이 바닥나고 어디서도 돈을 구할 수 없게 되자 표도르 미하일로비치는 비탄에 잠겨 울부짖기 시작했다. 그는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의 비행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한 것을 용서해 달라고 빌었다.>
그가 도박으로 마지막 한 푼까지 탕진하고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쓴 편지는 너무 많아 셀 수도 없다. <내 수중엔 한 푼도 없소. 계속 점심을 못 먹었고, 아침과 저녁을 차로 때우며 지낸 지 벌써 사흘 되었소. 이상한 것은 먹고 싶은 욕구도 없다는 것이오. 매일 3시에 호텔을 떠나 6시에 돌아온다오. 점심을 굶는다는 걸 보이지 않기 위해서요. 어떤 편지에는 <움직이면 배가 고파질까 봐 앉아서 내내 책만 읽고 있다>는 슬픈 내용도 들어 있다.
안나와의 만남을 이야기 하면서 도박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도박으로 만나고, 도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안나이지 않을까요? 어린아이 같은 도스토옙스키를 지원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도박 빚으로 인해서 책을 썼다고 하는데, 그 책의 제목이 "도박꾼" 입니다.
장편소설 한 권이 26일 만에 완성됐다. 집필 과정이 얼마나 드라마틱했던지 “도스토옙스키 인생의 26일”이란 제목의 영화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사악한 계약서는 끝까지 작가의 속을 태웠다. 작가는 마감날인 11월 1일 최종 원고를 가지고 출판사를 찾아갔다. 그러나 사장은 <출장 중이어서 만날 수가 없었고, 직원은 사장에게 지시받은 일이 없다〉며 원고 접수를 거부했다. 뛰다시피 지구 경찰서를 찾아갔더니 서류 담당자는 외근 중이었다. 도스토옙스키는 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밤 10시까지 대기실에서 기다렸다. 마침내 담당자가 오고 원고는 계약 만료 두 시간 전에 공식적으로 접수됐다.
이렇게 작가의 피를 말려 가며 빛을 본 소설이 바로 “도박꾼”이다. 생생한 현장 체험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소설이다. 문학사상 가장 졸속으로 쓰인 장편이라지만, 완성도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도박꾼” 얘기는 지난장에서 했다.
독자도 이쯤 해서 예상했겠지만, 속기사 스토리의 핵심은 계약 이행이 아니다. 바로 도스토옙스키와 속기사의 결혼이다! 도스토옙스키는 원고를 넘기고 1주일 후 안나에게 청혼했고, 안나는 기다렸다는 듯이 이를 승낙했다. 이듬해 2월 15일, 46세 소설가와21세 속기사는 시내 트로이츠키 성당에서 조촐하면서도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 결혼은 도스토옙스키 인생에서 일어난 가장 행복한 사건이었다. 아니, 조금 과장을 보탠다면 인류 역사상 가장 행복한 결혼 중하나였다. 그들은 부부이자 연인이자 친구였고, 고단한 인생 전투의 투쟁 동지였다. 빈곤도 질병도 중독도 그 밖의 온갖 시련도, 그들은 함께 이겨냈다.
저자는 왜 도스토옙스키의 여정을 따라 왜 이런 책을 썼을까요?
도스토옙스키는 사람을 보면서 사람에 대한 고민을 책 속에 녹였다고 합니다. 감옥에 있으면서 생각에 생각을 더합니다. 노동도 요령을 피우지 않고 합니다. 인간에 대한 고뇌 자신의 삶속에서 느끼는 생각을 책으로 냅니다. 아름다운 모습이 책에서 보인다면? 이 책을 통해서 그의 삶은 돈을 벌기 위한 책을 쓰는 모습도 보일겁니다.
저자는 도스토옙스키의 삶을 보면서, 저자의 책을 읽기를 바라면서 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고전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생각에 아주 조금, 저자의 삶도 알아야 읽기가 쉽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한권이 책으로 딱 나온책도 있지만, 잡지에 연재한 소설의 매력이 이정도 였다는 생각을 하면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자신감을 가지고 도스토옙스키의 책에 도전 해 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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