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 목 | 한 스푼의 시간 |
저 자 | 구병모 |
출 판 사 | 위즈덤하우스 |
타지에 있던 외아들이 죽고 커다란 택배가 왔다. 조심스럽게 상자를 열어 보니 안에는 사람 모양의 로봇이 들어 있었다. <위저드 베이커리>로 처음 책을 접했었다. 음침한 느낌이 스믈스믈 올라 왔었다. 로봇이라는 고정관념이 머리속을 왔다 갔다 한다. 시키는 것을 착실히 하는 로봇, 감정이 없고, 고지식한 답변을 한다.
사람의 시체가 아니다. 그때 그 물건의 등에 깔린 두툼한 흰색 제본지를 발견한다. 해독 불가능한 영문의 홍수 속에서 그는 하나의 단어를 알아본다. ROBOT. |
핸드폰에서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돌리다 보면, 너무도 뻔하고, 뻔뻔한 답변을 늘어 놓는다. 내 마음을 몰라주고 엄한 이야기만 늘어 놓는다. 그리고 왜 그렇게 죄송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지 음성인식 기능의 한계라고 이야기 하면 될 것을 잘못들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라는 말이 쉽게 나온다. 그래도 운전을 하면서 엄한 이야기에 아무 답변이나 해 줄때는 기분이 살짝 풀어지는 한다.
로봇을 받은 명정(아버지)는 세탁소를 운영하신다. 주변의 손님을 통해서 영어로 된 설명서를 해석해서 로봇을 구동시킨다. 인공지능이 있어서 배움이 능숙해져간다. 아들의 회사는 시제품을 일정한 금액을 내면 살 수 있었다. 회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움도 있었다. 이로 인해서 은결(로봇)은 망가지게 되면 더이상 수리를 할 수 없다. 망가지 끝이라는 이야기다.
문득 나도 이 세상에 단 하나의 시제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성 되어 지지 않은 미완의 시세품이다. 은결은 망가지면 더이상 수리를 할 수 없으니 망가지는 순간 고물상으로 넘어갈 처지가 된다.
로봇이 흔한 물건은 아니기에 세탁소로 아이들이 꼬인다. 시호와 준교가 세탁물을 들고 세탁소를 방문한다. 목적은 로봇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한것이다. 세탁물을 맡기면서 은결과 대화도 하고 만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첫 방문을 기억하고 시간이 지나서 왔을 때 아이들은 변해 있었다. 성장을 한 것이다. 점점 성장해서 오빠, 형이라고 부르던 아이들은 어느덧 말을 놓고 있다.
책의 시선의 흐름은 아버지 명정과 로봇인 은결을 통해서 사물을 바라본다. 딱딱한 듯 하면서도 궁금증을 자아 내게 된다. 도깨비의 드라마에서 도깨비는 죽지 않고 여러 시대를 살아간다. 세탁소를 기반으로 주변의 인물들인 시호와 준교의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처음 해석을 해 준 세주의 삶도 보여준다.
은결은 이들의 삶에 조금씩 들어가고 싶지만, 연산처리로 인해서 쉽게 움직여지지 못한다. 판단을 하기까지의 시간이 있는것이다. 한 스푼의 시간이 바로 이것을 아닐까? 많은 것을 배우지만 막상 움직이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 진다.
사람의 시간이 흐르면서 명정과 은결은 더이상 같이 할 수 없어진다. 명정은 은결에 대한 고민을 한다. 막상 자신은 은결이 처리해 줄거지만 은결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였다. 준교를 통해서 학교에 기능하는 쪽으로 흘러 간다.
명정은 누구에게도 그런 거추장스러운 존재가 되고 싶지 않다. 남겨진 이들이라고 부를 만한 존재가 이제는 없지만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살아 있는 누군가는 사무 행정 절차에 불과하더라도 그의 시신을 거두고 처리해야 한다. 게다가 은결은 남겨지는 이가 아닌 동시에 철저히 남겨지는 이다. |
준교가 군대를 제대한 후 떠날 줄 알았던 명정은 일찍 떠나게 되면서 은결은 혼자 남는다. 그리고 주변을 정리하면서 이불 빨래를 하게 된다.
다시 눈을 떴을 때 은결의 왼쪽 카메라는 완전히 기능을 잃었다. 외관상 문제없으나 그 눈은 더 이상 아무것도 비추지 못한다. 사람으로 치면 시신경 상실에 해당하는데, 좌우 카메라를 함께 켜면 왼쪽 눈에는 흑백 노이즈가 심하게 맺혀서 전체의 상이 왜곡되므로 차라리 왼쪽을 아예 끄는 편이 나았다. 그 밖에는 오른쪽 손목과 왼쪽 무릎의 접합부가 영구 훼손되어, 보행과 행동은 가능하나 그 모습이 부자연스럽고 아슬아슬하다. 그나마 휴가를 받아 나오기 무섭게 수상한 예감이 들어서 시호와 함께 들이닥친 준교가 신속 건조 처치한 덕분에 최소한으로 입은 외적 손상이다. |
기억의 파편들이 몇프로 날아가게 된다. 그리고 시호와 준교에 의해서 그리고 그 다음 세대를 통해서 은결은 유지가 된다. 그러나 무언가 하나씩 자신의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시호를 바라보면서 그것이 무엇인지를 몰랐던 은결은 그때의 사고로 인해서 인지 기억을 못하는거 같기도 하다.
어느 날 밤 자정이 가까웠을 때 주인의 담배가 떨어져서 사러 나간 은결은 편의점에 들어가기 직전 넓은 통유리 안쪽에 비치는 시호와 한 남자를 본다. 두 사람은 편의점 이름이 적힌 같은 색 조끼를 입었고 주류 상자를 나르다 서로의 허리를 간질이며 웃는다. 남자가 시호의 어깨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시호가 고개 돌려 남자의 머리를 토닥거린다. 두 사람의 손에서 뭔가가 저 마다 반짝이기에 은결이 줌인하여 보니 똑같은 모양의 반지가 빛난다. 통유리 너머를 물끄러미 응시하다 은결은 문득 발길을 돌려 한 블록 너머 다른 편의점을 찾아 나선다. 담배를 받아든 명정은 평소보다 20분 넘게 시간이 더 걸린 이유를 묻지 않는다. |
시호를 바라보았던 은결은 0과 1로 표현되는 전산처리에서 사랑이란 어떤것인가를 알 수 있었을까요? 그게 사랑인지 알았을 까요? 로봇이 사랑을 할 수 있었을까요? 세탁소는 얼룩을 지워 냅니다. 로봇은 필요 없는 메모리를 지울 수 있습니다. 깨끗해졌다는 의미와 로봇의 기억의 메모리를 깨끗하게 하는것은 같은 것이 될 수 있을까요?
로봇의 인권을 생각해야 하는 시기가 올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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