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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하늘과 기울어진 축은 아래의 그림을 이야기 하려는 것이다.
각 대륙의 주요 축
식량 생산의 주된 확산 경로를 보면, (1) 서남아시아에서 유럽, 이집트, 북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중앙아시아, 인더스강 유역으로, (2) 사헬 지역과 서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동부와 남부로, (3)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열대지역, 필리핀,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으로, (4) 메소아메리카에서 북아메리카로 전해졌다. 그리고 각 기원지에서도 식량 생산은 다른 기원지로부터 새로운 작물과 가축 및 기법을 도입함으로써 더욱 풍요로워졌다.
비옥한 초승달 지역에서 개발된 작물은 어떤 이유에서 그처럼 신속히 확산했을까? 내가 이번 장을 시작하며 언급한 유라시아를 동서로 관통하는 축에서 그 대답의 일부를 찾을 수 있다. 동일한 위도에서 동서 양쪽으로 분포한 지역은 낮의 길이와 계절적 변화가 똑같다. 일치하는 정도는 덜하지만, 그 지역들은 유사한 질병, 기온과 강우, 서식지와 생물량, 초목의 유형을 공유하기도 한다. 예컨대 포르투갈, 이란 북부, 일본은 모두 위도가 거의 같지만 동서로 6,400킬로미터씩 떨어져 있다. 그럼에도 기후는 정남쪽으로 1,600킬로미터 떨어진 지역보다 서로 비슷하다. 모든 대륙에서 열대우림으로 알려진 서식지는 적도 위아래로 약 10도 안쪽에 국한되고, 캘리포니아의 샤파랄 chaparral (주로 캘리포니아에 분포하는 관목지대) 과 유럽의 마키 maquis (지중해 지역의 상록 관목지대) 같은 지중해성 잡목지는 위도 30~40도 사이에 위치한다.
위도는 기후와 생장 조건, 식량 생산 확산의 용이성을 결정하는 주된 요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살펴본 위도와 관련한 현상은 지도만 흘낏 보아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위도가 유일한 결정 요인은 아니며, 같은 위도에서 서로 인접한 곳의 기후가 항상 같은 것도 아니다. 물론 낮의 길이는 늘 같다. 그러나 지형적·생태적 장벽이 상대적으로 현저한 대륙이 있고, 그런 장벽은 지역적으로 식량 생산의 확산을 방해하는 더 중요한 요인이었다.
북아메리카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보다 유라시아에서 농업이 더 빠른 속도로 확산함으로써 문자와 야금술, 기술, 제국이 유라시아에서 더 빨리 확산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이에 대해서는 3부에서 자세히 살펴보기로 하자).
이러한 차이를 언급한다고 해서, 폭넓게 분포한 작물이 더 우수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유라시아의 초기 농경민이 더 뛰어났고 독창적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그 차이는 유라시아의 축 방향이 남북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축 방향과 다르다는 사실을 반영할 뿐이다. 그리고 그 축들을 중심으로 역사의 운명이 회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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