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독서 모임 | 김설 | 티라미수 |
책을 읽고, 책을 감상을 적어 본다. 혼자 열심히 읽는다. 그리고 정리를 한다. 의무적인 책 읽기가 아닐까? 책은 어떻게 읽어야 할까?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누구와 함께 읽어야 할까? 독서 모임에 참여 하지만 주변을 빙빙 돈다. 책을 읽었다고 생각 했는데, 주인공을 어디다 두고 왔다.
책 모임 관련 책이 좋은 점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 라는 생각이 들때 제일 좋다. 이런 소설도 있었구나, 이런 책으로 독서 모임도 하는구나, 자기 개발서 이외의 책을 추천 받을 수도 있다.
책을 읽을 때는 책의 내용이 마음속에 무엇을 불러일으키는지 자기 내면을 살피며 읽는 것이 좋다. 책을 읽다가 내면의 감정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이나 감정이 떠오른다. 그러면 잠시 읽기를 멈추고 그 기억과 감정을 따라간다. 그렇게 읽다 보면 책을 통한 마음의 치유가 이런 것이구나, 느끼게 된다. 간혹 '독서모임이 나를 살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이런 식으로 책을 읽은 것이다. 그러나 내면으로 들어가는 읽기가 어렵다면 당장 따라 하겠다고 기를 쓸 필요는 없다. 의식을 내면에 두고 책을 읽는 건 낯선 골목을 배회하다가 배가 고파지면 맛있는 냄새를 따라 자연스럽게 들어가게 되는 숨겨진 맛집 같은 거다.
첫 독서모임에 가게 된 것은 독서 편식을 줄이기 위해서 였다. 소설도 읽어 보고 싶은데, 어떤 소설을 읽어야 할까? 서울대학교 추천도서 100권, 카이스트 추천도서 100권을 보면 나와 거리가 좀 있다. 나중에는 읽어야 할 책이겠지만, 나에게는 아직 감당하기 어려운 고전이기도 하다. 그래서 서울대 카이스트라고 하나 보다.
사실 심심풀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서는 어떤 책도 재미있기가 어렵다. 책에서 재미를 찾는 건 모험을 떠나는 것과 비슷하다. 번지점프를 하듯 용기를 내서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드는 것이다.
그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게 있다. 책이라는 매체가 기본적으로 재미하고는 거리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소리도 안 나고 움직이지도 않는 종이 위 글자를 보는 게 재미있다는 사람이 이상한 거다. 책을 재미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모르긴 해도 백에 한두 명 정도일까. 당연한 말이지만 나도 재미없는 책이 많다. 그런데 언제까지 책을 재미로만 읽을 것인가. 재미에만 이끌려 독서모임에 온다면 죄송하지만 돌려보내고 싶다. 그런 사람은 자기가 듣고 싶은 말을 해주는 책만 읽으려고 한다. 자기 생각을 어떤 작가가 책에서 똑같이 말해주면 기분이 좋으니까. 많은 사람이 그런 책이 재미있는 책이라고 믿는다. 그럼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 싶을 때야 말로 독서모임에 가면 된다.
책의 편식에 대한 부분은 꼭 고쳐야 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이 말이 내 눈에 쏘옥 들어 온다. 좋아 하는것을 쉽게 버리기는 어려운거 같다. 관심분야를 휙 바꾸는것은 쉽지는 않다. 자기계발 편식쟁이 였는데, 요즘은 소설도 읽으려고 노력을 한다. 강제적인 독서모임을 통해서 말이다. 잘 읽지 않던 책을 읽다보면 머리가 아파 온다. 그것도 한달에 5권 이상 읽어 보면 소설이 싫어 지기도 한다. 이때 딱 자기계발 책을 읽으면 술술 넘어간다. 자기계발서 편식쟁이가 맞는거 같다.
읽기 싫은 건 읽기 싫은 것
독서모임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는 다양하게 읽어야 한다는 압박이 있다. 입맛에 맞는 책만 읽는 습관을 고치려고 독서모임에 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매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독서모임에 와도 편식은 잘 안 고쳐진다고 말한다. 독서모임을 이끄는 사람이 할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되는지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 변화가 재밌다.
독서모임으로 당장 독서 편식을 고칠 수 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읽기 싫은 분야는 읽기 싫은 것이다. 좋아하는 분야의 책도 태산같이 많은데 읽기 싫은 책까지 읽을 필요가 있을까. 결국 독서는 편식을 할 수밖에 없다는게 독서모임을 하면서 내가 내린 결론이다. 그러나 세상에 안되는 일은 없다. 그 어렵다는 독서 편식을 고친 구성원이 있다. 그야말로 불굴의 의지다. 독서모임에서 시켜서 고친게 아니고 자신이 원해서 고친 거라는 게 중요하다. 누가 시키면 이상하게 더 안 고쳐진다. 결국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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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편식을 오래 하면 자연스럽게 관심이 다른 분야로 넘실거리기 시작한다는 걸 독서모임을 거듭하며 알았다. 좋아했던 분야가 좀 지겨워진다고나 할까. 함께 읽은 책이 어느 정도 쌓이면 그 말이 그 말이라는 생각이 들고 '우리도 저 정도는 생각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 같은게 생긴다. 한 분야의 책을 읽고 또 읽어서 이젠 감흥이 신통치 않아지는 것이다. 이럴 때쯤 다른 분야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그러면 구성원 한 사람이 조심스럽게 말한다.
우리 이번에는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려볼까요? 독서 편식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깨진다. 그동안 읽은 책으로 독서력이 늘어서 다른 분야의 책도 읽을 수 있게 되는 원리다.
도서관에서 이 책을 들었다. 첫 페이지를 열고 "필경사 바틀비" 를 찾았다. 책 제목에 끌렸고, 짧은 입원 치료를 위해서 들고 간 책이라고 했다. 작년에 입원을 해 보니 책 읽을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겨우 몇 페이지를 읽고 잠이 들어 버린다. 그러니 이 책은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책을 읽을까? 라는 고민이 든다면? 독서 토론 관련 책을 들어 보길 바랍니다. 나와 맞는 책이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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