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_모아/기타

흑자 내고 특별상여금 주는 기쁨이란...

by KANG Stroy 2008. 10. 8.
728x90
728x90
"흑자 내고 특별상여금 주는 기쁨이란…"
조선일보  기사전송 2008-10-08 06:10 
달리는 여성 CEO <59> 디지털 계측기 전문 ''이지디지털'' 이영남 대표이사 "회사가 힘든 시기에는 직원들 격려하고 칭찬 많이해 3년 적자 끝에 상반기 흑자로"

"3년 적자 끝에 올 상반기 드디어 흑자가 났어요. 덕분에 지난 8월 1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직원들에게 특별 상여금을 줄 수 있어 너무 기뻤어요."

이영남 이지디지털 대표이사(50)는 "이제는 정말 성공했다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지디지털은 국내 디지털 계측기(計測器) 분야에서 '유일하게' 연구·개발·생산·판매를 모두 하는 회사다. 대기업에서 제품 시판에 앞서 기능을 실험해보는 시험 기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회사이다. 지난해에는 '와이브로 단말시험 계측장비'와 '무선망 최적화 장비' 'LCD 모듈 시험장비' 등 3종의 계측기를 국산화해 선보였다.

이 대표는 처음부터 CEO 명함을 갖고 사회 생활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섬유와 모피를 주로 생산·판매하는 광덕물산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당시 전자사업부가 적자가 나고 있었어요. 그때 저를 눈여겨 본 조석훈 회장님께서 자식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 일개 사원인 저에게 전자사업부를 물려줬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저도 회사를 20년간 운영해보니, 직원들이 눈에 보여요. 저 친구는 비서로 좋겠다, 저 친구는 팀장이 되는 것이 좋겠다. 회장님도 그렇게 저의 장사꾼적인 기질을 보신 거 같아요."

이 대표는 집을 저당 잡히고 대출 받은 돈 5000만원으로 1988년 서현전자(이지디지털의 전신)를 창업, 에어컨에 들어가는 콘트롤러를 생산했다. 그는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경기가 좋아지고 생활 수준이 높아져 에어컨 보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이 예상은 적중했다. 에어컨의 수요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몇 십년 만의 폭염이 왔다. 에어컨 판매가 폭발하면서 당연히 콘트롤러도 엄청난 수요를 기록했다.

승승장구하던 그에게도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2000년부터 여성벤처협회장을 했어요. 그때는 너무 바빴어요. 제 시간의 90%를 대외활동을 하는 데 썼어요. 당시는 여성 CEO도 없고, 여성기업을 육성하는 정책들도 거의 없었죠. 사회적으로는 큰 기여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회사에는 너무 신경을 못 썼죠."

이 대표가 임기가 끝나고 회사로 돌아오니, 회사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져 있었다. 그는 다시 전 재산을 회사에 쏟아 부었다. 이 대표는 "힘든 시기에 직원들에게 술 사주고, 밥 사주고, 노래방 가서 신곡 노래 부르며 칭찬을 많이 했어요. 그러자 직원들이 너무 열심히 일했어요"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신바람 내며 일할 수 있는 현장을 만들자, 하루 2000개 나오던 공장의 생산성이 3200개로 뛰었다. 그리고 마침내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했다. "어려울 때는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고, 칭찬을 하면서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전자에 대해서 아는 게 직원들보다 많을 순 없잖아요."

[신은진 기자 momof@chosun.com]

728x9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