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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읽고쓰다

[책읽기]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by KANG Stroy 2023.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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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   커튼콜은 사양할게요
  저      자   김유담
  출 판 사   창비

나는 거대한 무대속에서 살고 있다. 짐 캐리가 나온 영화 "트루먼 쇼"가 내가 살고 있는 곳이다. 지구와 대한민국의 거대한 무대속에 살고 있다. 연극 무대에 등장하는 배역 1이 바로 나다. 지하철이 문이 열리면 타고, 정해진 정차 역에 내린다. 주인공이 될 것인가? 아니면 작은 배역에 만족하면서 살아 할까? 

 

등장 인물로 주인공 연희가 있다. 대학 연극 동아리 친구 장미, 소연 언니가 나온다. 회사는 여차친구가 있는 권실장(연희의 애인이기도 하다.), 뺀질 뺀질 성대리, 그리고 불 같은 성격의 상사 천팀장이 있다. 

 

연극 동아리의 친구 장미는 자신이 하고 싶은 연극을 하기 위해, 꿈을 위해 달리고 있다. 현실에서 나올 수 있는 언니 소연은 모범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 두사람의 사이에 연희가 연극에 대한 꿈, 꿈을 이루기 위해서 잠시 회사를 다닌다고 하지만 회사에도 진심이다. 

 

꿈 vs 삶 어떤것을 찾아야 할까?라는 고민을 가진 청춘들의 드라마라고 해야 할까요? 연희는 꿈을 위해서 달리는 장미가 부럽습니다. 잠깐 잠깐 보여주는 소연 언니는 은행원으로 입사하여 부러운 직장 생활을 보여줍니다. 연희는 뺀질이 성대리로 인해서 화가나고, 불 같은 천팀장으로 마음이 조마조마 합니다. 그 와중에 외주 업체 권실장과 연인 아닌 연인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냅니다. 권실장의 오래된 뉴욕 연인이 있기 때문이죠. 

연희의 인생이 신입으로 사원으로 사회에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이때문에 첫 회사 생활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감대가 형성 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친 연희에게 팀장은 라떼 같은 충고를 해 줍니다. 

106) 욕먹는 일도 포함이 되어 있어. 너는 칭찬받으려고 회사 다니는 게 아니야. 일 배우고 돈 벌려고 다니는 거지. 칭찬 받고 우쭈주 하는 소리 들으려면 네가 돈을 내고 여길 다녀야 하는 거야. 월급에 욕먹는 일도 포함된 거니까 욕먹는 거 겁내면서 일하면 안 된다. 그러면 일이 안 늘어, 알겠냐?"

나는 대답 없이 고개를 푹 숙였다. 책상 위에 놓인 교정지 더미가 눈에 들어왔다. 편집 업무만 일이 아니라 눈치를 보는 것도, 옷을 입는 것도 일이었고, 심지어 욕을 먹는 것도 일이라니 ・・・・・・ 일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팀장의 말대로 생각하는 게 차라리 속 편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일을 하고 돈을 받는 회사원일 뿐이었다. 욕을 먹는 것도 업무의 일환일 뿐이고, 일 못한다는 비난을 듣는다고 해서 나라는 사람의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고 느끼거나 상처를 입을 필요는 없었다.

월급속에 욕먹는것도 포함 되어 있다는 천팀장의 말에 살짝 수긍이 가기도 합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주간 업무를 봅니다. 금요일 보다 월요일에 술 먹는 직장인들이 많은 이유가 아닐까요? 월급 속에 욕먹는 부분이 포함 되어 있다면? 90% 넘게 가지고 있을거 같습니다. 아무 이유없이 욕을 먹을 때 "정신승리"를 위해서 생각하면 괜찮을거 같내요. 

184)이상하게 장미만 만나면 말이 곱게 튀어나오지 않았다.
내가 가지 못한 길을 꿋꿋하게 가는 장미에 대한 질투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남다른 길을 선택했다는 걸 지나치게 거들먹거리며 인정받으려는 태도가 눈꼴셨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장미가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써놓은 글귀였다. 권의 스튜디오에서 찍은 프로필 사진 아래 폴 발레리의 유명한 격언을 마치 자신의 말처럼 배치해 두었다.
소연 언니도 장미의 카카오톡 프로필 얘기를 했다. 사진이 정말 잘 나왔다고, 장미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고 찍어준 사진 같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언니는 권의 칭찬에 이어 장미가 여전히 장미답게 사는 게 보기 좋다고도 말했다.

꾸역 꾸역 살아기는 연희는 장미가 미웠다. 질투가 났다. 연희 부서에서 만든 책의 부록에서 문제가 발생하여 대국민 사과를 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장미에게 전화가 왔다. 

332) 마지막 통화에서 장미는 억울한 심정을 토로했다. 장미는 계속 이유를 묻고 있었다. 왜 내게 이런 일이 생기는 거냐고, 왜 하필 내가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느냐고. 나는 장미의 얘기를 좀더 오래 들어주지 못한 것을 뒤늦게 후회 했다.
다시 그날로 돌아간다면 장미에게 하녀들」 대신 「대머리 여가수 대본 리딩을 해보자고 말하고 싶었다. 우리가 읽어온 수많은 희곡처럼 우연과 비논리가 난무하는 게 삶이라고, 논리적으로 인과관계를 따질 게 아니라고, 세상은 원래 말이 안 되는 거라고, 그러니까 조금 더 힘을 내보자고 말해줬더라면 장미는 지금과는 다른 선택을 했을까.

화려한 모습속에 힘들게 꿈을 따라갔던 장미는 더 이상 버틸 힘이 없었나 보다. 마지막 통화에서 좋은 말로 할 수 없었던 연희는 후회가 되기도 한다. 소연 언니는 자신의 삶을 위해서 장미의 마지막 모습을 보러 오지 못한다는 연락에 화가 나기도 했다. 

연희는 연극이 끝나고 화려한 커튼콜이 즐거웠지만, 장미는 연극의 작은 요소 요소 하나를 다 즐겁게 받아 들이고 있었다. 배우들만 알 수 있는 야광스티커에도 즐거움을 느낀 장미.. 

장미의 생각은 달랐다. 소리를 지우고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하는 암전의 순간도 극의 일부라며, 어둠의 시간을 잘 보내
352) 기 위해서는 되도록 예쁘고 앙증맞은 스티커를 무대 곳곳에 심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장미와는 달리 어쩌면 나는 연극 무대 자체보다는 박수받는 순간의 희열만을 좋아 했는지도 모르겠다. 공연이 만족스럽게 끝나고 환한 조명 아래에서 땀인지 눈물인지 모를 액체가 범벅이 된 채 번들거리던 얼굴로 객석을 향해 손을 흔들 때면 더 바랄 것도 부러울 것도 없었다. 장미와 나란히 서서 함께 붙든 손을 높이 치켜들면서 관객들을 향해 웃던 순간은 아마 인생에서 가장 그리운 순간으로 남게 될 것 같다.

우리의 삶도 한편의 연극이라면? 연희의 삶일까? 아니면 장미의 꿈일까? 어쩌면 평탄한 삶을 위해서 살아가는 소연 언니의 삶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장미는 꿈을 보고 있지만, 꿈을 접고 삶을 살아가는 모습, 장미의 꿈을 위한 올인, 소연 언니의 직장인으로서의 삶 무엇이 정답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꿈은 이룰 수 없기에 꿈이라고 하지 않던가? 꿈만을 위한 삶이 과연 맞는가?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나는 연희의 연극무대를 살아 가는것은 아닐까? 나에게 꿈은 있었던가? 

화려하지 않지만, 아무탈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것이 더 힘든 삶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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