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선통신(PLC : Power-Line Communications)은, 우리 주변에 광범위하게 설치되어 있는 전력선(일명 전깃줄 또는 전선)을 통신 매체로서 이용하는 통신 방식으로서, 단순 신호 전달 및 원격 제어에서부터 초고속 데이터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여러 응용분야에 활용될 수 있는 유선 통신 기술이다. 이러한 전력선통신을 이해하기 위해 우선 전력선에 대해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겠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전기에너지는,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모두 전력선이라는 매체를 통해 한 곳에서 다른 한 곳으로 전달된다. 즉,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그 곳에는 전력선이 존재한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현대 사회는 광범위한 전력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력선이라 하면 전주(일명 전봇대)와 송전탑을 떠올리거나 가정 내의 분전반(일명 두꺼비집으로 더 잘 알려진)과 콘센트(Socket이나 Outlet이 보다 정확한 명칭이다)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러한 일반적인 전력 수급용 전력선 외에도, 선박, 항공기, 자동차 등에서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전력선과 다양한 전기전자 제품의 인쇄회로기판(PCB : Printed Circuit Board)을 구성하는 전력선, 심지어 반도체 칩 내에서 각종 게이트와 트랜지스터들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선까지, 전기에너지를 전달하는 전력선의 다양성은, 그냥 모르고 살 때가 편하다 할 수 있을 정도이다. 이렇듯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필수 불가결하게 이미 확보되어 있는 전력선을 정보 전달에도 활용하고자 하는 것이 전력선통신의 기본 개념이다.
[그림 1] 전기 전신기의 원리
그렇다면 전기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 설치된 전력선으로 어떻게 통신을 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전기에너지 전달과 통신의 원리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이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바로 전기 전신기이다. 전기 전신기는 전신(電信 : Telegraph)의 대표적인 예로서, 전기에너지를 활용하기 시작한 초기 단계에 개발된 통신 장치의 하나이며,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를 주로 모스 부호(Morse Code)로 변환하여 이를 전기에너지 형태로 전달하는 방식이 적용된다. 이때 원격지까지 연결되어 있는 전기선은, 전기에너지 전달 측면에서는 전력선이면서, 정보 전달 측면에서는 통신선인 것이다. 물론, 현재의 전력선통신은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에 따른 디지털 통신 기술과 신호처리 기술이 집적되어 보다 시스템적이면서 고속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형태이며, 전기에너지 전달과 더불어 통신 신호 전달을 위해서 특징적으로 신호결합장치(Coupler)가 사용된다. 신호결합장치는, 60Hz의 전력신호에 비해 수십 kHz에서 수십 MHz에 달하는 통신신호가 상대적으로 고주파 신호임을 고려하여, 고주파 통과 특성을 가지는 일종의 필터를 통해 통신 신호만을 분리해내는 원리가 적용된 장치이다. 효과적으로 통신신호를 분리하고, 또한 전력신호로부터 통신 장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신호결합장치는 전력선통신 기술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그림 2] 신호결합장치의 원리
[그림 3] 고압배전선로용 신호결합장치와 설치 예
최근의 전력선통신 기술을 시스템 관점에서 보면, 다른 최신의 유무선 통신 기술들과 거의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전력선통신 장치는 물리 계층(Physical Layer)과 매체접근제어(MAC : Medium Access Control) 계층만으로 구성되며, 물리 계층에서는 오류정정부호, 디지털변복조, 다중반송파 방식 등이 채택되어 사용되고, 매체접근제어 계층에서는 시분할 및 주파수분할 방식과 반송파 감지 및 충돌 방지 알고리즘, 그리고 여러 가지 네트워크 구성 방식 등이 채택되어 사용되고 있다.
1. 전력선통신의 분류
전력선통신은 사용하는 신호의 주파수 대역에 따라 협대역 전력선통신과 광대역 전력선통신으로 분류된다. 주파수 대역의 경우 전력선통신 시스템의 표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국내의 경우, 대략 9k~450kHz 대역을 사용하여 수 kbps급 통신 속도를 통해 각종 제어 신호 전송용으로 활용되는 저속의 저주파 전력선통신을 협대역 전력선통신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대략 1M~30MHz 대역을 사용하여 수 Mbps에서 수백Mbps급 통신 속도를 통해 음성, 영상, 데이터 등 대용량의 멀티미디어 정보까지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고속의 고주파 전력선통신을 광대역 전력선통신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전력선통신의 이용 형태에 따라 옥내(In-Home) 전력선통신과 옥외(Access) 전력선통신으로 분류하는데, 옥내 전력선통신은 주로 가정이나 사무실 등 건물의 내부에 설치되어 있는 110 또는 220 V 저압 전력선을 이용하며, 옥외 전력선통신은 변전소에서부터 주상 또는 지중 변압기까지의 가공 또는 지중 고압배전선로와 변압기로부터 저압의 인입선까지 연결되는 저압 전력선을 이용한다.
[그림 4] 옥내 전력선통신과 옥외 전력선통신
아래의 표는 전력선통신 분류사항을 정리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 방법이 특별히 규정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참고하는 정도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표] 전력선통신의 분류
2. 전력선통신의 장점과 단점
전력선통신은, 이미 확보되어 있는 전력선을 이용하여 특별한 부가적 통신 선로의 설치 없이 저비용으로 통신망을 구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사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다양한 무선통신 기술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PC와 A/V 및 홈네트워크에 활용되는 정보화 기기들에는 여전히 다수의 통신선이 연결되어 있어, 관리와 활용이 말 그대로 불편한 실정이다. 따라서 반드시 필요한 전력선과 통신선, 이 둘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 된다. 또한, 전력선통신은 광범위한 전력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유비쿼터스(Ubiquitous)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유비쿼터스란 ‘동시에 어디에나 존재하는, 편재하는’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 말로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이용 가능한 미래의 정보통신 네트워크를 표현한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전기에너지를 사용하는 곳에서는 어디에나 전력선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통해 손쉽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전력선통신을 이용하면, 우리가 바라는 유비쿼터스 세상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도 그리 멀지 않은 일이 아닐까 싶다.
한편, 전력선통신 기술에도 단점은 있다. 그 단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렇게 편리하고 유용할 것 같은 전력선 그 자체에 있는데, 전력선 자체가 통신 채널로서의 특성으로 볼 때, 생각만큼 그렇게 좋지는 않다는 것이다. 전력선은 본래 전기에너지 전달을 목적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다소 과장해서 말하자면, 단지 60Hz의 저주파 전기신호에 대해서만 적당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즉, 고주파 신호의 전달 특성에는 관심이 없으며, 심지어 허가받지 않은 고주파 신호를 전력선에 싣는 것 자체가 불법인 실정이다. (실제로 국내외적으로 30MHz 이하의 신호를 전력선에 싣는 것은 허가되어 있다) 또, 오직 절연 요건만을 만족하도록 만들어진 전력선의 피복과 임의로 설치되는 분기 회로 및 각종 부하기기들도 전력선 채널 특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전력선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주파 신호인 통신 신호는 주파수가 증가함에 따라 큰 감쇄를 겪게 되고, 분기에 의한 신호 손실과 왜곡을 감수해야 하며, 전기에너지 전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의한 배경잡음과 함께 절연 피복으로는 막을 수 없는 외부로부터의 다양한 간섭 신호들을 극복해야 한다. 물론 현재의 전력선통신은 디지털 통신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부분적으로 극복하고 있으니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
[그림 5] 전력선 채널 특성
3. 전력선통신의 기술 개발 이슈
전력선통신 분야의 기술 개발 이슈들은 다음과 같다.
1) 고속화 - 국내외적으로 지속적인 고속화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현재, 200Mbps 급 이상의 초고속 전력선통신 시스템과 그 핵심 요소 기술들에 대한 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2) 안정화 - 전력선통신 시스템이 상용화 시점에서 산업 및 시장 활성화의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성능의 안정성 문제이다. 안정적인 QoS(Quality of Service) 보장과 함께 통신 신뢰성 향상이 여전히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다.
3) 표준화 - 다양한 기술이 경쟁적으로 개발됨에 따라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표준화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의 과학기술 분야에 있어서 표준화는 기술 주도 및 시장 선점과 직결되기 때문에 기술 개발과 병행해야 하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4) 시험인증 - 이미 다양한 전력선통신 제품이 개발되어 상용화 단계에 있는 시점에서, 제품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시험인증 체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5) 응용분야개척 - 전력선통신의 장점을 살려 다양한 고부가가치 기술로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응용분야 개척이 요구된다.
[한국전기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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