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제 목 |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
저 자 | 김영민 |
출 판 사 | 사회평론아카데미 |
인생이란 무엇인가? 인생은 허무한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책 제목만 보고 생각한 부분이다. 젊은 양반이? 나이든 사람이? 그걸 이야기 할 수 있을까? 저자는 그것을 이야기 할 위치에 있을까? 책은 인생을 어떻게 이야기 해야 할까?라는 고민이 들어 있다.
사람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이라는 단어가 같이 움직인다. 방금 태어난 아기도 건물이 무너지면? 태어남과 동시에 죽음앞에 다가가는 것이다. 우리가 어린 아이의 죽음이 더 안타깝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죽음이라는 단어를 몰라? 인생을 더 살지 못해서? 가난하게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까? 가난을 겪어보지 않고 죽는것이 행복할까? 이분법적인 논리를 생각하게 되기도 한다. 이런 고민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속에 빠져든다.
어린 아이가 태어나고 청소년, 청년, 노인이 되어 간다. 이런 단어의 정의는 시간의 흐름에 있다. 이런 시간은 누가 정한것일까? 몸이 점점 늙어가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일까?
92) 세상에는 사실 수많은 시간이 존재하는 셈이다. 그 흩어진 시간을 연결하여 일정한 흐름으로 인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 연, 월, 일, 시, 분, 초로 시간을 나누는 것도 인간이고, 과거, 현재, 미래로 시간을 구획하는 것도 인간이다. 물리학자 카를로 로벨리가 설파했듯이, 시간이 인간 앞에서 흐르고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시간을 조직한 결과가 시간의 흐름이다.
아니, 과거-현재-미래가 인간이 만든 거라고? 원래 존재하는 게 아니라? 그렇다. 누구나 자연스럽게 시간이 과거에서 현재를 거쳐 미래로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인간이 관점을 가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일정한 기억을 바탕으로 미지의 사태를 전망하는 와중에 부지불식간에 조직해내는 것이 이른바 시간의 흐름이다. 관점을 갖지 않는 존재는 시간의 흐름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라는 정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고 있다고 하는 우리들, 시간이 흐르는건가? 아니면 내가 시간이라는 정의에 빠져 있는것인가? 인간이 만든 시간속에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것은 아닌가? 다시 죽음으로 돌아가서 나에게 시간은 과연 넉넉한 것인가? 바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바람이 없는것은 아니다. 저자는 나무가 움직이는 것을 보아 바람이 움직인다는것을 알게 된다고 말한다.
93) 거리를 두고 구름을 바라볼 때야 비로소 구름을 볼 수 있듯이. 정작 그 구름 안으로 들어가보면 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수증기의 입자들만 있다. 무지개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두고 봐야 무지개가 보이지, 무지개에 접근하면 무지개는 사라지고 없다. 시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두고 보아야 시간의 흐름을 체험할 수 있다.
당연해 보이는 시간의 흐름마저도 인간이 취한 관점과 거리의 소산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비로소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가 인생이 짧다고 느끼는 것도 결국 관점의 소산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것이 인생이다. 관점을 자유로이 운용할 수 있다면, 특정 관점으로 인해 굳어져버린 시간의 족쇄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구름은 수증기의 모음이다. 지금의 나는 시간이 모인 하나의 존재 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지나온 시간을 보면서 추억에 빠지는게 아닐까? 구름이 걷히고 무지개 같은 날도, 먹구름같은 날일 수도 있을거 같다. "시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거리를 두고 보아야 시간의 흐름을 체험할 수 있다."
시간의 노예가 되지 않으려면 시간에 대한 관점을 다시 보라는 이야기로 보인다. 어떻게 시간을 볼 것인가? 그 관점을 어떻게 유지를 해야 할까? 즐거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거품을 불고 있는 그림에는 어린아이들이 나타난다. 그리고 죽음에는 해골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림속의 거품 '호모 불라' 인간은 거품이다. 인간을 다시 인생이라고 말의 한다면 인생은 거품(비누 방울)이다 라고 말 할 수 있다. 길어 봐야 100년을 넘는 시간을 살아 간다. 그리고 50이 넘어가서는 또는 70이 넘어가서는 혼자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린다. 점점 부풀어 오르는 거품(비누 방울)의 모습이 인생이라는 단어에 훅 들어 온다.
비누 방울을 만드는 아이의 모습을 보인다. 아이의 입에서 바람이 불어서 비누 방뭉을 만든다. 비누 방울은 둥둥 하늘로 올라간다. 멀리가는 거품 가까에서 떨어지는 거품, 작은 거품, 큰 거품은 반드시 터져 버린다.
인생의 덧없음을 표현한 말로 '호모 불라 (homobulla, 인간은 거품이다)’가 있다. 호모 불라를 소재로 한 작품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왔고 오늘날까지 면면히 이어지는데, 그 전성기는 아무래도 17세기 네덜란드라고 할 수 있다. 이른바 호모 불라 그림들에서는 예외 없이 누군가 비누 거품을 불고 있고, 그 거품은 곧 꺼질 인생의 덧없음을 상징한다.
57) 누가 거품을 부는가? 가장 많이 등장하는 주인공은 어린이다. 왜 하필 어린이일까? 어린이는 점점 자랄 테고, 희망에 차서 꿈을 꿀 것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는 아직 천진하여 자신의 꿈과 희망이 언젠가 산산조각 날 줄을 모른다. 동글동글 방울진 비누 거품은 아름답게 두둥실 허공을 배회한다. 거품에 매혹된 아이의 시선은 거품을 따라간다. 17세기 후반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한 화가 힐리암 판 데르 하우언의 작품 배경에는 시간을 상징하는 해시계가 그려져 있다. 아이의 뒤에서 시간은 착실히 흘러갈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거품은 터지고, 꿈은 사라질 것이다.
노인이라면 결국 거품은 터지고, 꿈은 사라질 거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고대 로마의 작가 바로는 말했다. "인간이 거품이라면, 노인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 그러나 호모 불라를 다룬 작품에서 노인이 거품을 부는 모습은 발견하기 어렵다. 인생의 허무를 이미 알고 있는 상태가 호모 불라의 주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인생의 허무를 모른 채, 마냥 거품을 불어대는 것이 호모 불라의 주제다. 따라서 그림의 주인공은 노인이 아니라 아이여야 한다. 노인의 역할은 그 그림을 보면서 자기가 어린 시절 좇았던 꿈을 떠올리는 것이다.
희망적인 이야기는 노인은 모든것을 해 보았기에 즐겁다는 것이다. 어린 시절을 지나 왔고, 젊은 시절을 지나 왔다는 것이다.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어린아이의 우유보다 더 맛있는것을 알수 있고, 먹을 수 있다.
책의 제목인 "인생의 허무를 어떻게 할 것인가?" 허무를 어느 관점에서 보아야 할것일까? 즐기지 못하는 인생을 못해서 허무 할까? 더 놀지 못해서 허무 할까?
272) 인생을 즐기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아하는 대상을 피하지 말아야 한다. 환멸을 피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좋아하는 대상에 파묻히지 말아야 한다. 대상을 좋아하되 파묻히지 않으려면,
274) 마음의 중심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마음의 중심은 경직되어서는 안 된다. 경직되지 않아야 기꺼이 좋아하는 대상을 받아들이고, 또 그 대상에게 집착하지 않을 수 있다.
자, 그런 유연한 마음의 준비가 되었는가. 그럼 디저트의 자태를 먼저 눈으로 음미한 뒤, 한 스푼 떠서 잠시 허공에서 멈추어본다. 그다음, 간결한 선을 그리며 스푼을 입으로 가져간다. 자기 존재 속에 안착한 달콤한 대상을 음미하기 시작한다. 이제 디저트는 혀의 미각 돌기를 지나서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식도를 지나 위장으로 행진한 뒤, 대장을 거쳐 마침내 누런 똥이 될 것이다. 그 맛있고 아름다운 디저트가 똥이 되었으니 허망하다고?
그럴 리가. 당신은 달콤한 대상이 똥으로 변하는 그 멋진 과정을 한껏 즐긴 것이다. 진짜 허망한 것은, 맛있다고 소문난 디저트가 정작 맛이 없을 때이다.
취미에 빠져서, 사람을 싫어해서, 피하고 싶은 일때문에 마음의 중심이 치우치게 된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유연한 마음이 필요 하다는것이 이 책이 말하고 싶은 부분이 아닐까?
아이의 마음이 노인까지 가는것은 어렵지만, 유연한 마음으로 공부하기를 즐거워하고, 허무 하다 말하지 말고 유연한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는게 필요 하지 않을까? 싸우지 말고.. 누구의 말이 맞으니 그 방향으로만 가자 하지 말고. 생각의 사고를 넓히는것이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것이 아닐까? 유연한 마음을 가지는게 쉬운일은 아니겠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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