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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읽고쓰다

[책읽기] 잠시 주춤, 하겠습니다.

by KANG Stroy 201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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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주춤, …. 하겠습니다.

니나킴(,그림)

위즈덤하우스



힘차게 달려 왔다. 달리고 싶지 않았지만 달렸다. 잠시 멈추려고 했는데도 달릴 수 밖에 없었다.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달리고, 중학교, 고등학교를 달려서, 대학교, 그리고 군대, 지금은 직장, 그리고 아빠, 아들, 남편이라는 직책을 가지면서 달리고 있다. 


잠시만 주춤해서 지금의 위치라고 사람들이 이야기 한다. 학생때 공부 열심히 했어야했다. 라고 사람들은 이야기 한다. 공부만 열심히 했으면 성공 할 수 있는 건가?라는 고민도 했다. 그럼 재벌 2세들은? 그들은 많이 주춤 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지 않은가? 


어른이 되면 행복할 줄 알았다.


매일 새롭고 재미난 것으로 넘쳤던 아홉 살.

학교가 끝나면 친구들과 우르르 모여 방방을 탔다.

통통통 튀어 오르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땀을 한 바가지 흘린 후

먹는 문구점의 500원짜리 포도 맛 슬러시는 환상적이었다.

엄마 몰래 만화책을 훔쳐보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면

피아노 의자 속에 잽싸게 숨기고 방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척을 했다.

재미있는 만화책을 숨어서 봐야만 하는 나의 운명이 억울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면 모두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어른이 되었다.

 

500원 짜리 슬러시보다 열 배 비싼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고,

보고 싶은 만화책을 눈치 없이 마음껏 보게 되었다. 그런데 아무런 감흥이 없다.

엄마의 허락 없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어른이 되었는데

하기 싫은 일이 넘쳐나고 , 하고 싶은 일은 참아야 한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가 지루하고 따분하다.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 행복이 무언지 알지 못했고 궁금해하지도 아홉 살 아이는 참 행복했다.

어른의 행복은 행복하려고 발버둥 칠수록 멀어지는 느낌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이제 행복을 따지지 않기로 했다.

오늘 꼭 행복해야만 하는 이유도 없기에


추억이 생각 나는군요? 그런데 돌아 가고 싶지는 않내요. 지금까지 오면서 즐거웠던 일 반, 힘든 일 반, 화났던 일, 긴장해서 심장이 터질 듯한 일 반... 등 즐거움만 생각한다면 그 시절이 좋았지만, 기쁘지 않았던 일을 생각하면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사라져 버린다. 


어릴적 커서 친구들끼리 모여서 재미지게 살자고 했지만, 그 커서는 같이 살자고 하는 친구들은 아직 결혼 하지 않은 친구들이다. 결혼도 동심을 파괴 하나 보다. 나의 아이의 동심을 위해서 어른의 동심을 파괴 하는건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해 본다. 



냠냠 시간 까먹기

야금야금 시간을 갉아먹고 사는 우리.

나의 많고 많았던 방대한 시간들은 어디로 가버린 걸까?

먹은 만큼 포만감이 생기는 음식처럼,

마신 만큼 알딸딸해지는 알코올처럼

흘러가는 시간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

하루에 100만 원 써보기 , 유럽 여행 가기

호텔에서 파자만 파티하기, 차 바꾸기,

내 집 마련, 기타 등등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하기 싫지만 해야 할 일을

군말 없이 해야겠다.


책 한권 읽고, 생각이라는 것을 적어 보겠다고 하면서 시간을 야금 야금 빼먹고 있다. 배가 부른가? 야금야금 먹은 시간들을 보아 보니 지금의 나인가 보다. 


정말 하기 싫고, 출근 하기 싫은 날도 있었다. 다음달 카드 값과 아침에 출근 안하냐는 아내의 말에 정신 차리고 출근 한다. 다음달 놀러갈 자금을 위해서, 잠시 자리를 피하고 싶은데 말이다. 


마음이 와장창

내 마음 언제부터 깨지기 쉬운 얇디얇은 유리 조각이 되어버렸을까?”

상처 줄 의도가 없는 사람의 말에 마음이 와장창 깨졌다.

마음이 여리다고 말하기에는 순수하지가 않고,

미련한 바보라고 말하기에는 상처 받은 마음을

진정시킬 노련함이 있다.

 

나는 왜 자꾸 상처를 받는 걸까?

마치 상처 받고 싶어 안달 난 사람처럼


대리 때는 하고 싶은말 다 했다. 어린 녀석이 말 시원하게 한다고 이야기 들었다. 지금은 그 시원스럽게 이야기 하는 아이들 위에 있다. 상처 받기 쉬운 어른이 되어 버렸다. 조금만 지나면 깨지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다. 


힘든 일 .. 잠시 멈추고 , 책과 함께 주춤 해 보자. 어릴적 추억, 시간을 야금야금 먹어도, 마음이 와장창 무너져도 이런 여유는 조금 부려도 되지 않을까? 멈추면 뒤쳐진다는 무서운 말도 한 귀로 듣고 흘려 보자. <편의점 인간>에서 편의점의 부속품을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에서 벗어나자. 


잠시 주춤하자. 용서 해 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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